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위독한 무바라크, 해외 치료 거부"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이 건강 악화에도 불구하고 해외에서 치료를 받으라는 주변의 권유를 거부하고 있다고 범 아랍권 신문인 아샤라크 알-아우사트가 15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집트 군부와 가까운 전직 보안당국 관리는 "확실한 것은 그(무바라크)의 건강 상태가 급격하게 나빠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그는 필요한 의료 처치를 받기를 거부하고 있다는 정보가 있다"고 이 신문에 말했다. 이 소식통은 또 무바라크는 외국에서 치료받으라는 주변의 권유를 물리치면서 이집트에서 생을 마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고 이런 그의 바람이 이뤄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덧붙였다. 무바라크의 건강 상태가 악화했다는 소식은 다른 여러 곳에서 전해지고 있다. 사메흐 쇼우크리 주미 이집트 대사는 전날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무바라크의 건강이 매우 좋지 않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밝혔고 CBS 방송은 그가 말기 암을 앓고 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집트 현지 신문인 알-마스리 알-야움은 무바라크가 혼수상태에 빠져 치료받고 있으나 아직 입원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고 그의 측근 말을 인용해 전했다. 82세의 고령인 무바라크는 지난해 3월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 병원에서 담낭 제거수술을 받은 바 있으며 지난 11일 전격 퇴진한 뒤 시나이 반도의 홍해 휴양지인 샤름 엘-셰이크의 한 호텔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1-02-15

중동·아프리카 심상찮다…이란-바레인-예멘도 시위 이어져

튀지니지와 이집트에 이어 이란과 바레인, 예맨 등지서도 잇따라 반정부 시위가 발생하는 등 중동 아프리카 지역이 심상찮다.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는 14일 수만명이 참가한 반(反)정부 시위가 열린 가운데 시위대와 경찰이 곳곳에서 충돌해 1명이 사망하는 등 사상자가 속출했다고 현지 언론과 목격자들이 전했다. 테헤란의 아자디 광장을 중심으로 도심 곳곳에서 진행된 시위에는 야당을 지지하는 수만명의 시민이 몰려들어 ‘독재자에게 죽음을’ 등의 구호를 외치며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 통신은 이날 시위를 구경하던 행인 1명이 총에 맞아 숨지고 시위대로 인해 여러명이 다쳤다며 반정부 단체인 인민무자헤딘기구(PMOI)를 비판하는 보도를 내놨다. 이날 바레인에서도 격렬한 반정부 시위가 벌어져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수도 마나마에서는 이날 수천명의 시위대가 민생문제 해결과 정치개혁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다 경찰과 충돌, 1명이 사망했으며 20여명이 부상했다. 시아파 무슬림이 주축이 된 시위대는 시아파에 대한 차별 철폐와 민생문제 해결뿐만 아니라 신헌법 제정과 정치범 석방을 포함한 정치개혁도 요구했다. 예멘에서도 반(反)정부 시위가 나흘째 이어진 가운데 친(親)정부 시위대와 경찰이 반정부 시위대를 공격, 폭력이 난무했다. 이날 수도 사나에서는 시위대 3천여명이 사나대학 캠퍼스에서 시내 중심부 알-타흐리르 광장까지 행진하며 32년간 장기집권해 온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 퇴진을 요구했다.

2011-02-14

이집트에 조롱 유머 만발 "무바라크는 페이스북에 암살 당해"

'권좌에서 쫓겨난 무바라크에게 나세르.사다트 두 이집트 전직 대통령이 나타나 물었다. "우리는 독극물과 저격범의 총에 당했는데 당신은 뭐에 당했소?" 무바라크가 답했다. "페이스북요."(나세르의 공식 사인은 심장마비지만 이스라엘 정보기관원에 의한 독살설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이집트에서 '무바라크 유머'가 만발하고 있다. 금기시됐던 대통령 조롱 유머가 자유의 바람을 타고 인터넷에 속속 오르고 있는 것이다. 기존에 있던 것들과 시민혁명을 계기로 새로 만들어진 것이 모두 수백 개에 달한다. 그중 인기 있는 것들을 소개한다. ▶무바라크가 참모 세 명과 함께 비행기를 탔다. 성난 국민을 진정시키기 위해 뭘 해야 할지 참모에게 물었다. 참모1: "돈을 뿌리면 사람들이 좋아할 겁니다." 참모2: "대통령의 얼굴을 새긴 돈을 가정마다 나눠주면 좋아할 겁니다." 참모3: "더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돈을 옷 구석구석에 넣으신 다음 직접 뛰어내리십시오." ▶죽음의 대천사가 무바라크에게 내려와 "국민에게 작별 인사를 할 시간"이라고 말하자 무바라크가 물었다. "왜? 그 사람들이 어디로 가는데?" ▶신이 세계의 대통령들을 불러모아 놓고 이틀 뒤에 세계의 종말이 온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국민에게 이렇게 말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좋은 뉴스와 나쁜 뉴스가 있습니다. 좋은 뉴스는 신이 정말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나쁜 뉴스는 그가 이틀 뒤에 세상이 끝난다고 한 것입니다." 무바라크는 국민에게 이렇게 말했다. "중요한 소식을 두 개 전해준다. 하나는 내가 오늘 신과 회담을 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세상의 종말 때까지 내가 대통령을 할 것이라고 그가 말한 것이다." ▶무바라크가 하야 직전 참모들에게 물었다. "이제 국민은 어떻게 살지?" 참모가 답했다. "돌을 먹으면서라도 꼭 살아남을 겁니다." 그러자 무바라크가 뭔가를 골똘히 생각한 뒤 이렇게 지시했다. "모든 돌에 대한 독점적 권한을 내 아들에게 줘라." ▶나세르가 대통령이 된 뒤 그는 자신보다 멍청한 사람에게 부통령직을 맡기기를 원했다. 그래서 사다트를 임명했다. 사다트가 대통령이 되자 그 역시 같은 이유로 무바라크를 부통령으로 앉혔다. 그러나 무바라크는 부통령을 두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는 자신보다 멍청한 사람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카이로=송지영 통신원

2011-02-14

"무바라크, 홍해 샤름 엘 셰이크(이집트 휴양지) 골프리조트 머무는 듯"

이집트 군부가 의회 해산과 헌정 중단을 선언하고 본격적인 개혁 작업에 착수한 가운데 호스니 무바라크(사진) 전 이집트 대통령의 거취가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13일 "현재 무바라크 잔재를 척결하는 작업이 진행 중인 이집트에서 그가 오래 버티기는 힘들 것"이라며 "조만간 해외로 망명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아흐메드 샤피크 총리는 "무바라크가 여전히 홍해 휴양지인 샤름 엘 셰이크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14일 샤름 엘 셰이크 공항에 도착한 본지 기자가 택시로 10분을 이동해 대통령 별장이 있는 졸리빌 골프리조트로 접근을 시도하자 바리케이트를 친 경찰 8명이 기자를 제지했다. 그러곤 "경찰서에 가서 출입허가증을 받아오라"며 요구했고 인근 경찰서의 간부는 '무바라크가 샤름 엘 셰이크에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어떤 이야기도 해줄 수 없다"고만 답했다. 한국 기자임을 밝히며 리조트 안을 둘러보고 사진도 찍고 싶다고 했으나 그는 인근 경찰서에서 허가증을 받아올 것을 요구했다. 이곳의 한 경찰관은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별장이 이곳에 있는 것은 맞다"며 "입구에서 2~3㎞ 떨어진 안쪽에 그의 거처가 있다"고만 말했다. 졸리빌 골프리조트에서 10여 분 거리에 있는 샤름 엘 셰이크 경찰서를 찾아가 취재 허가증 발급을 요구했다. 이에 한 고위관계자는 "카이로의 국가정보부에서 내주는 취재허가증을 받아오면 골프리조트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며 먼저 군부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할 것이라며 사실상 출입을 거부했다. 인근 호텔의 한 관계자는 "무바라크 대통령이 여기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 호텔은 그동안 벌어진 민주화 시위의 여파로 손님이 줄긴 했지만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고 평소처럼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샤름 엘 셰이크 국제공항의 한 택시 운전사도 "무바라크 대통령이 여기에 있는 것으로 알지만 그가 아팠는지는 모르겠다"며 "관광객이 조금 줄기는 했으나 택시 영업은 그런대로 평소와 비슷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망명설도 나오고 있다. 두바이에서 송출하는 아랍권 위성방송 알아라비야 TV는 이날 "무바라크가 아랍에미리트(UAE)로 망명할 계획"이라고 보도했 다. 쿠웨이트 일간지 알카바스는 "UAE 정부 관계자가 무바라크에게 오만과의 접경 지역인 알아인을 망명지로 제안했다"고 전했다. 무바라크가 신병 치료를 위해 독일 등 유럽으로 망명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무바라크가 과거 신병 치료차 세 차례 방문했던 독일 서남부 바덴바덴으로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부 이집트 언론은 무바라크가 혼수상태라고 보도했으나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한편 이집트 당국은 무바라크 정권 때 권부에 있었던 주요 인사들의 부패혐의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이집트 검찰은 13일 무바라크 집권 당시 내무장관을 지낸 하비브 알 아들리를 돈세탁 혐의로 조사했다. 무바라크 일가에 대한 조사도 조만간 착수할 계획이다. 수사 당국은 우선 400억~700억 달러로 추정되는 무바라크의 재산을 추적해 환수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샤름 엘 셰이크=이상언 특파원

2011-02-14

튀니지 23년·이집트 30년 집권 마감…다음 차례는?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마침내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무릎을 꿇고 전격 퇴진함으로써 튀니지 '재스민 혁명'에서 시작된 아랍권의 시민혁명 물결이 다음은 어디로 향할지 주목된다. 23년 넘게 장기 집권하다 쫓겨난 지네 엘 아비디네 벤 알리 전(前) 튀니지 대통령과 30년간 '경찰 통치'를 해오던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다음 차례가 누가 될지 가늠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관제 언론을 통해 정보를 차단 여론을 왜곡하고 공권력으로 공포를 조장해 반대 세력의 입을 막으면서 인권과 민주주의를 무시한 장기집권 권력자들이 시민혁명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크다. 또 고질적인 빈곤과 관료들의 부정부패도 시민혁명을 촉발하는 도화선이 되는 게 현실이다. 분석가들은 이러한 관점에서 리비아와 요르단 예멘에서 튀니지 이집트와 비슷한 양상의 시민혁명이 일어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한다. 지난 1969년 이래 41년간 권좌를 지키는 리비아 국가원수 무아마르 카다피는 북아프리카와 중동지역에서 최장기 집권 권력자인 데다 가장 악명높은 독재자로 치부된다. 카다피는 벤 알리가 축출된 직후 "튀니지를 통치할 사람으로 지네(벤 알리)만한 사람은 없다. 튀니지 국민은 지금 두려움 속에 살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아랍권 목소리에 귀를 닫고 있다. 어떠한 집회도 금지되는 리비아의 일부 도시에서 시위와 소요가 발생했다는 뉴스가 있어 리비아에도 시민혁명의 물결이 미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는다. 내각 교체를 불러와 이미 시민혁명의 미풍이 불었던 요르단도 주목해야 하는 국가다. 지난달 말 튀니지와 이집트의 민주화 시위로부터 자극을 받은 시민이 거리로 몰려나와 개혁 추진이 더디다는 이유로 반정부 시위를 벌이자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은 이달 1일 사미르 리파이 총리 내각을 전격 해산했다. 이후 야권 인사를 포함한 새 내각이 짜졌고 9일 공식 출범함으로써 한 고비를 넘겼으나 '무슬림형제단'이 마루프 알-바키트 신임 총리에 대한 지지를 유보해 정국 불안정 요인으로 남아 있다. 다만 요르단이 왕국이라는 점과 무슬림형제단을 비롯한 정파들이 군주인 압둘라 2세 국왕의 축출까지는 목표로 삼지 않기 때문에 국왕의 정치력에 따라 향후 정국의 전개 방향이 좌우될 수 있다. 단 몇 푼의 돈에 젊은이들이 테러리스트로 전락할 정도로 정치와 경제가 붕괴한 아라비아반도 남단의 예멘에서도 1978년 이후 장기 집권하는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이 민주화 운동의 파고에 직면해 있다. 지난달 말부터 크고 작은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살레 대통령은 지난 2일 의회 연설을 통해 살레 대통령은 전날 의회 연설을 통해 오는 2013년 임기 종료와 동시에 물러날 것이며 대통령직을 세습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그러나 민주화 세력은 살레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시민혁명의 불길은 꺼지지 않은 채로 오히려 '들불'처럼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분석가들은 정치 개혁과 함께 국민에게 건전한 일자리를 제공하는 경제 개혁이 급속히 진행되지 않는 한 북아프리카와 중동의 아랍권에서 시민혁명의 물결이 계속 번져나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다른 아랍 정권들은? 알제리도 19년 계속된 국가비상사태 곧 해제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11일 권좌에서 물러나면서 국민의 요구에 따라 하야한 또 한 명의 중동 지역 통치자가 됐다. 지난해 12월 중순 튀니지에서 시작된 중동 지역 국가들의 민주화 시위는 지금도 확산되는 추세로 이 지역에서 오랜 기간 권력을 휘둘러온 수장들이 줄줄이 국민들의 반정부 시위에 굴복하고 있다. ◇알제리 알제리 관영 언론은 압델아지즈 부테플리카 대통령이 지난 19년 동안 지속돼온 국가비상사태를 곧 해제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지난 10일 보도했다. 이는 반정부 시위대가 비상사태를 조속히 해제하라는 요구 이후 나온 것이다. 알제리에서는 지난달 식품가격 폭등으로 반정부 시위가 촉발돼 수도 알제를 포함해 여러 도시에서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으며 이 과정에서 두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다쳤다. 알제리의 국가 비상사태는 지난 1992년 최대 20만 명이 목숨을 잃게 한 정부군과 이슬람 원리주의 무장세력간 충돌이 내전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발령됐다. 비상사태 선포 후 알제리에서 폭력과 테러 건수는 크게 줄었지만 부테플리카 대통령 반대세력은 정부가 비상사태를 수도 알제에서 가두시위를 금지하는 구실로 삼는다며 철회를 요구해왔다. ◇예멘 아라비아반도 남단에 자리 잡은 아랍 최빈국 예멘에서는 1978년 이후 장기 집권하는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이 정권퇴진 운동에 시달리고 있다. 살레 대통령은 오는 2013년 임기가 끝나면 30년 권좌에서 물러날 것이며 아들에게 권력을 세습하지도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국민들은 이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살레 대통령은 또 주지사의 직접선거와 오는 4월까지 선거인 등록도 재개하겠다고 밝혔으나 민주화 세력은 살레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요르단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은 반정부 시위가 거세지자 지난 8일 야권 인사가 포함된 새 내각을 출범시켰다. 보수파 총리를 역임한 마루프 알-바키트를 새 총리로 지명하고 좌파 노동조합주의자와 이슬람 조직인 무슬림형제단의 회원이었던 인사 여성운동가 등도 새 내각에 포함시켰지만 야당 측은 충분치 못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요르단 정부는 또 연료와 설탕 쌀 등을 포함한 주요 생필품 가격을 억제하는 조치를 내놓았다. ◇바레인 바레인 국왕은 다음주로 예정된 야권 시아파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앞두고 국민들을 달래기 위해 각 가정에 1천 디나르(약 2천650달러)씩을 주기로 11일 결정했다. 튀니지와 이집트의 혁명 이후 바레인에는 아직 아무런 긴급상황이 벌어지지 않았지만 바레인은 가장 취약한 나라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최근 거리시위가 발생하지도 않았으나 바레인 정부는 사회복지 지출 증가와 지난해 8월 있었던 집회에서 체포된 몇몇 인물을 석방하는 등 몇가지 대국민 무마 조치를 내놓았다.

2011-02-13

언론 보도 의존해 '사퇴' 판단…CIA 굴욕

반전에 또 반전. 사임 거부를 발표했다가 하룻만에 하야를 선언한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잇따른 반전과 말바꾸기에 미 정보당국이 진땀을 뺐다. 애초 미 중앙정보국(CIA)의 리언 파네타 국장은 10일(현지시간) 하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무바라크 대통령이 오늘밤 안으로 사임할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무바라크 대통령은 예상과 달리 사임을 거부했다. 그는 이날 국영TV 연설에서 “9월 대선까지는 대통령직을 고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세계의 고급 정보를 꿰차고 있는 CIA 국장이 실상과는 정반대의 상황 판단을 내린 것이다. 파네타 국장은 발언은 전세계 언론의 10일 ‘무바라크 사퇴 임박’ 오보를 촉발시켰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그의 판단을 근거로 “세계가 이집트에서 펼쳐지는 역사와 변화의 순간을 지켜보고 있다”며 무바라크 사임을 기정사실화하는 발언을 했다. 정보수장의 잘못된 상황판단이 대통령의 체면까지 구긴 셈이 됐다. 안 그래도 미 정보당국은 올초 튀니지와 이집트의 반정부 시위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따끔한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수세에 몰린 파네타 국장의 측근들은 “단지 언론 보도를 언급했을 뿐”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자 “정보당국 수장이 정보력이 아닌 언론보도를 근거로 상황판단을 한다면 일반인들과 다를 게 뭐냐”는 비판이 이어졌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와 관련, “파네타 국장은 2년간 CIA 정보 수장으로 일하고 있지만 첩보 경력이 거의 전무하다”고 보도했다. 이날 파네타 국장과 함께 청문회에 출석한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도 ‘무능한 정보수장’ 반열에 올라 있다. 클래퍼 국장은 최근 이집트의 최대 야권세력인 무슬림 형제단에 대해 ‘비(非) 종교적 정치단체’라는 발언을 했다가 “이집트 최대 정치단체의 성향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았다. 무슬림 형제단은 선거를 통해 신정(神政)국가 건설을 목표로 하는 이슬람 원리주의 조직이다. 미국 정보당국이 이집트 상황에 대해 어두운 것은 정국 자체가 워낙 유동적인 데다 반정부 시위에 뚜렷한 구심점이 없어 상황을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튀니지와 이집트의 청년들을 시위에 결집시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대한 이해도 부족했다는 자성도 나오고 있다. 파네타 국장과 클래퍼 국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정보기관들이 불확실성을 줄일 수는 있어도 제거할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 정보당국이 이집트 등 아랍권에서 대(對)테러 첩보에 주력하느라 반정부 세력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데 소홀히 해왔기 때문에 이같은 ‘정보 공백’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co.kr

2011-02-11

무바라크에게 등 돌린 군부가 퇴진 결정타…32년 독재 무너진 무바라크

호스니 무바라크(Hosni Mubarak) 이집트 대통령은 국내외로부터의 강력한 사퇴 요구를 무시하고 막판까지 버텼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물러나기 하루 전인 10일 밤(현지시간) 국영TV로 생중계된 17분간의 대국민 연설에서 “나는 외부의 강권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며 대선이 치러지는 9월까지 평화적인 개혁 과정을 밟을 것”이라며 사퇴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하기까지 했다. 그는 격렬한 반정부 시위에도 불구하고 18일 동안 버티다 19일째가 되어서야 물러났다. 무바라크가 성난 민심과 국제적 압력을 외면하고 버텼던 이유는 무엇일까. AP통신 등 외신들은 그가 버티는 이유를 우선 ‘퇴임후 안전 보장’에서 찾고 있다. 23년간 철권통치를 하다 해외로 도피한 지네 엘아비디네 벤 알리 전 튀니지 대통령의 전철을 밟지 않고 최소한의 명예라도 지키기 위해서는 평화적이고 합법적인 정권 교체를 이룩한 대통령이라는 평가가 필요하다. 이를 뒷받침하듯 무바라크는 10일 대국민 연설에서 “헌법을 수호하고 국민의 이익을 지켜야 하는 책임을 결연하게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1일에는 “9월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도 이집트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바라크가 대국민 연설을 통해 자신의 불출마를 재확인하면서도 30년째 지속돼온 비상사태법을 즉각 해제하지 않았던 명분 중 하나도 불안정한 이집트 정세가 평화로운 정권교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불확실한 군심(軍心)도 무바라크가 한참을 버틴 이유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집트 군부는 10일 무바라크의 연설 직전 ‘코뮈니케 1’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 성명은 모하메드 탄타위 국방장관을 비롯해 20여 명의 군 장성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회의 결과를 반영한 것이다. 군은 성명에서 “이집트의 국익과 시민의 열망을 보호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향후 이같은 회의를 지속적으로 열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날 발표된 ‘코뮈니케 2’도 그 연장선에서 나왔다. 하지만 군부는 이날 무바라크의 사퇴를 정면으로 요구하지 않았다. 이집트 권력 메커니즘에서 핵심 역할을 맡고 있는 군부의 이런 자세가 무바라크에게 여유를 주었던 것이다. 하지만 향후 군부의 움직임에 따라 이집트 정국은 크게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는 중립적 입장을 취해왔지만 무바라크가 물러난 이상 군부가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군사 쿠데타를 비롯한 돌발 사태의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집트에서 군부는 최고 엘리트 집단이며, 국민의 신망도 두텁다. 외신들은 무바라크가 마지막까지 미국 등 외국의 사퇴 압력을 거론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의 공공연한 압력이 자칫 주권국가에 대한 내정간섭으로 비쳐 앞으로 이집트 정국에 반미 무드가 조성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최익재 기자 ijchoi@joongang.co.kr

2011-02-11

무바라크 결국 하야…자유 향한 시민의 힘 이겼다

18일간의 시민혁명이 지난 30년간 이집트 권력을 쥐고 있던 호스니 무라바크 대통령을 굴복시켰다. 11일(현지시간) 이집트 국민과 국제사회의 퇴진 압박에도 사임을 거부해 온 무바라크 대통령이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고 오마르 술레이반 부통령이 밝혔다. 또 군 최고 위원회에 국가 운영을 위임했다고 발표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 소식이 전해지면서 민주화 운동에 생업마저도 포기하고 달려들었던 수십만 명의 시민들은 기쁨과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시민혁명의 메카로 떠오른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과 알렉산드리아 등 주요 지역으로 뛰쳐나온 국민들은 국기를 흔들며 “국민들이 체제를 무너뜨리는 데 성공했다”, “이집트 만세” 등을 외치며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거리는 자동차 경적을 울리며 자축하거나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국민들로 넘쳐났다. 이집트 야권 지도자 중 한 명인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사무총장은 “수십 년 동안의 독재에서 해방됐다”며 자축했고, 이집트 야권 최대 조직인 무슬림형제단은 “오늘(11일)은 이집트 국민들의 승리의 날”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국가 권력을 이양받은 군사평의회는 오는 9월 대통령 선거를 치르기까지 국정 운영을 맡는다. 모하메드 탄타위 국방장관이 군사평의회를 이끌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인사들이 참여한 개헌위원회 등은 민주화에 장애물이 돼왔던 헌법 조항들을 수정하고 대선을 위한 규정을 마련할 예정이다. 물망에 오른 차기 대선 후보로는 야권의 엘라바데이 사무총장과 여권의 술레이만 부통령, 탄타위 국방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한편, 이집트는 여전히 민주화의 완성이라는 최종 목표를 달성하기까지 수 많은 과제들이 산재해 있다. 먼저 술레이만 부통령이 밝힌 것처럼 '공정한' 대선이 치러진다 해도 군이 순순히 권력을 민간에 넘겨줄 지 미지수다. 정치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혼란 방지를 명분으로 권력을 쥐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청년 실업과 고물가 등 이번 민주화 운동의 발단이 된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될 과제가 아닌데다, 오랜 세월 정치적으로 억압 받은 국민들의 자유에 대한 욕구가 다시 분출될 경우 정국은 또 혼란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 이성은 기자

2011-02-11

이집트 시민혁명…마침내 '살아있는 파라오' 굴복

중동의 맹주 이집트를 30년간 지배해온 호스니 무라바크 대통령의 퇴진은 민주화를 열망하는 시민들의 두려움 없는 투쟁과 인내심이 얻어낸 승리라고 할 수 있다. 이집트에서 처음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지난달 25일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현지인뿐 아니라 국제사회조차도 '살아있는 파라오'로 불리던 무바라크가 등 떼밀리듯 퇴임하는 사태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치 못했다. 이집트인들은 지난 30년간 무바라크 체제의 철권통치 아래에서 정권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함부로 내지 못할 정도로 억압된 생활을 감내해왔기 때문이다. 날이 갈수록 커져만 가는 빈부 격차와 하루가 다르게 치솟기는 물가 속에 변변한 일자리마저 구할 길 없는 시민들의 분노는 지난달 초 튀니지의 정권을 무너뜨린 '재스민 혁명'에 자극을 받아 폭발했다. 사상 초유의 대규모 시위로 300명이 넘는 희생자가 발생하고 5천 명 이상의 부상자가 속출했지만 두려움의 벽을 허문 이집트 시민들은 카이로 시내의 타흐리르 광장을 민주화 쟁취의 보루로 삼아 무려 18일 동안이나 무바라크 퇴진 시위를 전개했다. 정권과의 타협을 거부한 수천 명의 시민들은 해방이라는 뜻의 이 광장에 간이 천막과 텐트 등을 친 채 친정부 세력의 폭력적 공격 행위에도 굴하지 않고 시위의 불씨를 지켰고 그 불씨는 30년 된 정권을 위협할 정도로 거대해져 갔다. 11일 그의 사임이 발표되기 직전 타흐리르 광장에는 사상 최대인 100 만명에 가까운 인파가 운집했고 제2의 도시인 알렉산드리아에도 10만 명이 넘는 시민이 가두행진을 벌이는 등 현 정권에 대한 국민의 저항이 더이상을 억누를 수 없을 지경에 이르자 결국 무바라크는 카이로의 대통령 궁에서 헬리콥터를 타고 홍해휴양지 샤름 엘-세이크로 떠나게 됐다. 무바라크가 퇴진한 권력의 빈자리는 일단 이집트 국민의 신뢰가 두터운 군이 채우게 됐다. 이번 시위 사태 속에서도 국민에게 총구를 겨누지 않은 채 정치적 중립을 지킨 군은 무바라크의 퇴임을 앞두고 "시민의 정당한 요구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올해 하반기에 대선이 자유롭고 공정하게 치러지도록 보장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군은 또 이번 시위 사태가 잦아들면 30년 된 비상계엄령도 해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권력이양기에 개혁 조치가 순조롭게 이행될 수 있도록 하는 관리자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집트 현 체제와 야권 단체는 개헌위원회를 구성 야당 인사들의 대선 출마와 정당 결성의 자유를 억압해온 헌법 조항을 고치거나 삭제하고 대통령의 연임 제한 규정을 신설하기로 합의한 바 있어 과도기에 이런 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이집트 집권 국민민주당(NDP)의 호삼 바드라위 사무총장은 이날 "현 단계에서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새 당이 필요하다"며 사무총장직의 사임을 발표하고 탈당해 정계 개편의 서막을 알렸다. 이집트의 최대 야권 그룹인 무슬림형제단은 1954년 정부에 의해 불법 조직으로 규정된 이후 반세기 만에 처음으로 합법 정당을 출범시키며 수권 세력으로 발돋움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 이집트 현지 언론사인 움마프레스의 아흐메드 샤즐리 편집장은 "현 상황에서 우려되는 것은 단 하나"라며 "그것은 군이 지나치게 오랜 기간 권력을 쥐며 민간인들의 정치 참여를 억압할지도 모른다는 점"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그러나 군은 군사정부를 수립하지 않을 것이라고 많은 국민은 믿고 있다"며 "앞으로 이집트에서 누구 하나 배제되지 않은 가운데 모든 세력이 참여하는 정치가 구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11-02-11

'포스트 무바라크'는…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 '대중적 인기', 엘바라데이 전 IAEA총장 '야권 구심점'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11일 마침내 퇴진하면서 이집트의 민주개혁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포스트 무바라크'는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우선 예상되는 수순은 여야 인사들이 참여한 개헌위원회를 중심으로 정치적 자유를 억압해온 헌법 조항들을 고치고 공정한 대선을 위한 규정들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민주적 절차를 거쳐 다음 대통령 선거가 실시될 경우 아므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그리고 현 기득권층을 대변하는 제3의 인물 등이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무사 대통령에 가장 근접= 현 상황에서 차기 대통령에 가장 근접한 인물로는 아랍권 22개국으로 구성된 아랍연맹의 수장인 무사(75) 사무총장이 꼽히고 있다. 무사 총장은 무바라크 정권하에서 1991년부터 10년간 외무장관을 역임한 '구시대 인물'이지만 무바라크와는 차별화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으며 국민들 사이에서는 무바라크 정권의 피해자라는 인식도 퍼져 있다. 무바라크와는 달리 이스라엘에 대해서도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2006년 카이로에서 열린 아프리칸 네이션스 컵 축구대회 결승전에 무사 총장이 입장했을 때 약 10만명의 이집트 관중이 개선장군을 맞이하는 듯 열광적인 환호를 보냈다는 것은 그에 대한 대중적 지지를 짐작케 한다. 튀니지에서 시위가 시작된 초기 카이로에서 아랍 정상회담이 열렸을 당시 대부분의 아랍 지도자들이 침묵했으나 무사 총장은 전례 없이 강한 어조로 아랍인의 분노와 좌절을 언급했을 정도로 민주화에 대한 의지가 강하고 대세감각도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엘바라데이 정치력 검증 필요 = 엘바라데이(69) 전 총장은 이집트 시위 사태 이후 강력한 어조로 무바라크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그는 1997년 IAEA 사무총장직을 맡은 뒤 3차례나 연임에 성공 12년간 IAEA의 수장으로 지내 '원자력 분야의 교황'이라고도 불렸으며 2005년에는 핵무기 확산 방지와 원자력의 안전한 사용에 이바지한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엘바라데이는 IAEA 총장 임기 만료 뒤 귀국해 무바라크를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이집트 야권 최대 조직인 무슬림형제단과 함께 개헌 청원 서명운동을 벌이며 야권의 구심점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장기간 해외에서 활동한 엘바라데이는 국내 지지기반이 취약해 반정부 세력을 하나로 모으기에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기득권 후보 보수세력 규합하면 희망 = 이집트 정국이 앞으로 평화적으로 진행될 경우 기득권층을 대변하는 제3의 후보가 나서 점진적 온건 개혁을 원하는 국민들의 규합에 나설 것으로 분석된다. 더구나 무사 총장과 엘바라데이 전 총장 무슬림형제단 등 야권이 승리에 도취해 분열하고 혼란이 가중될 경우 30년 넘게 여당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국민민주당(NDP)의 막강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기득권층이 단결할 가능성이 크다. 탄타위 국방장관은 국가 운영을 위임받은 군 최고위원회 의장을 맡게 됐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라는 평가이다. 그는 이번 사태가 발생한 후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과 수차례나 통화하면서 입장을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복례 기자

2011-02-11

무바라크 전격 사임…중동은 축제 중, 오바마 "변화 갈망하는 국민에게 응답한 것"

11일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퇴진 발표에 중동 전역이 일제히 환호하고 나섰다. <관계기사 한국판> 레바논에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이르기까지 주로 아랍권에 속하는 국가들은 이번 혁명을 이집트 국민의 ‘위대한 승리’라고 치켜세웠다. 거리엔 수십만 명의 환영 인파가 몰려나와 사탕을 나눠 주고 불꽃놀이를 즐기기도 했다. 이란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집트 국민이 위대한 승리를 이뤄냈다”고 밝혔다. 이라크 의원들도 정파를 초월해 이집트 혁명을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규정하며 축하 인사를 전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무바라크 대통령의 하야는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환영하고, 이집트의 진정한 민주화가 완성되기까지는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이집트인들이 해답을 찾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무바라크 대통령은 변화를 갈망하는 이집트 국민에게 응답을 한 것”이라며 “하지만 이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며, 이집트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에는 여전히 어려움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사임하면서 “군 최고위원회에 국가 운영을 위임했다”고 발표했지만 아직 내각이 사퇴하지 않은 상황에서 헌법상으로는 대통령의 권력을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이 승계한다. 술레이만 부통령은 앞으로 군 최고위원회와 정권 이양 등 정국 안정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최은무 기자 emchoi@koreadaily.com

2011-02-11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